그라나다, 산 니콜라스 전망대, 플라멩코, 타파스 투어
2월 16일, 야간 버스를 타고 아침에 그라나다에 도착한 날이다.
여행계획을 짤 때는 그라나다는 1박 2일 정도가 딱 괜찮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스페인 여행 중 가장 의미 있는 목적지인지라 2박 3일로 계획했다.
그리고 다른 도시에서는 숙소를 대부분 값싼 호스텔로 예약했었지만
그라나다에서는 한인 민박으로 예약했다.
드라마 알함브라궁전의추억에서 나오는 박신혜 배우 역할이 운영하는 한인 민박에는 회전식 계단이 있는데
예약한 한인 민박에도 회전식 계단이 있기에
혹시라도 드라마와 연관이 있을까 싶어서 예약했다.
입실 전 민박 사장님이 카톡으로 보내주신 약도가 있어 숙소까지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다.
버스터미널에서 나와 33번 버스를 타고 gran via cathedral 정류장에서 내려
골목 안에 있는 숙소를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아직 체크인 시간이 아닌지라 숙소에 짐만 옮겨 놓고
누에보 광장으로 나와 강변을 걸었다.
아직 아침이라 지나가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식당 직원들도 막 출근하는 게 보였다.
강변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분수대가 있어 근처 벤치에서 누워 쉬었다.
거의 30분을 쉰 것 같은데 2월의 아침인데도 햇볕이 따가울 정도였다.
거리를 지나다가 체크인 시간인 1시 30분 전에 숙소에 돌아갔다.
돌아가기 전에 누에보 광장에 있는 작은 아시안 마켓에서 신라면을 샀다.
체크인할 때 드라마 알함브라궁전의추억을 보고 그라나다에 오게 되었다고 하니
드라마 작가님이 스토리를 구상할 때 이곳에서 묶었다고 하셨다.
드라마에 회전식 계단도 숙소에 있는 계단을 보고 넣었다고 한다.
숙소 사장님이 현지 가이드도 겸하기 때문에
숙소를 예약할 대 야경 투어와 플라멩코 관람을 신청했었는데
야경 투어는 최소 인원이 안 되어 플라멩코 관람만 진행하게 되었다고 얘기를 들었다.
이날 야경 투어를 신청한 사람이 나를 포함해 2명이니 나중에 다른 한 명과 얘기를 해서
같이 알함브라 궁전이 보이는 산 니콜라스 전망대를 같이 구경하고
플라멩코 공연 시간에 맞춰 같이 오라고 말씀하셨다.
체크인을 하고 숙소 꼭대기 층에 잇는 주방에서 라면을 끓이고 있었는데
사장님이 말씀하신 다른 분이 와서 전망대에 같이 가자고 했다.
일몰시간이 저녁 7시쯤이니 5시 반쯤에 누에보 광장에서 보기로 했다.
라면을 먹고 전날 야간 버스를 타고 넘어왔으니 간단하게 샤워를 했고
저녁에는 산 니콜라스 전망대를 갈 테니
알바이신 지구 쪽에 있는 산 미겔 전망대를 가보기로 했다.
30분 이상 오르막내리막길을 걷다가
너무 높은 마지막 언덕길은 포기하고 다시 돌아갔다.
드라마 포스터 촬영을 산 미겔 전망대 부근에서 했다고 해서 가보려 했지만
이 뙤약볕에 혼자서 언덕길을 갔다 오기는 힘들 것 같았다.
누에보 광장 쪽으로 돌아와서 이번엔 반대쪽인 대성당 쪽으로 둘러본 뒤
다시 5시쯤에 누에보 광장 쪽으로 돌아왔다.
약속 시간이 되기 전에 전망대에서 마실
그라나다의 지역 맥주인 알함브라 맥주 빨간 캔을 2개 샀다.
5시 반에 같이 올라갈 동행분을 만나 전망대까지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드라마를 보고 그라나다에 왔다는 얘기를 했는데
아쉽게도 그분은 드라마를 아직 못 봤다고 했다.
골목골목이 드라마에 나온 장면 같아서
여기에서는 무슨 장면을 찍었을지 얘기하면서 올라갔다.
약 30분 정도 오르막길을 올라 전망대에 도착했다.
일몰까지는 약 1시간 정도 남았는데
이 시간만큼은 그라나다에 방문한 모든 관광객이 온 것 같이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우선 전망대 난관까지 겨우 비집고 들어갔고
사진을 몇 번 찍다 보니 우연히 우리 앞 난관에 앉아 있는 분들이 빠져나와 난관에 앉을 수 있었다.
날씨가 구름이 약간 있었지만 맑은 편이라 일몰을 보는데 문제는 없었다.
해가 넘어가는 시간 동안 작은 캔맥주를 하나씩 마셨는데
몇 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도 그 시간이 가장 꿈같은 시간 같았다.
그래서 휴대폰 배경화면이 여행을 갔다 온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이곳에서 찍은 사진이다.
해가 완전히 넘어가 어두워지고 플라멩코 공연을 보기 위해
숙소에 잇는 리셉션으로 돌아갔다.
리셉션에 도착하니 나와 전망대에 같이 올라간 분을 포함해서 4명이었고
사장님이 플라멩코 공연 전에 플라멩코에 대한 역사나,
그라나다는 타파스가 유명하니 타파스 고르는 팁들을 알려줬다.
타파스 맛집은 입구가 좀 더러운 곳이라 하는데
그 이유가 맛있어서 술도 홀짝홀짝 마시다 보니 훅 취하게 되는 곳이라는 것이다.
공연은 9시부터여서 설명은 듣고 8시 45분쯤에 입장했고 자리는 무대 앞 2번째 줄이었다.
그라나다의 플라멩코는 우리나라로 비교하자면 한풀이 같은 장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을 들었는데
공연이 무슨 내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한이 서려있는 느낌이었다.
공연은 10시 끝났고 공연을 같이 본 분들과 함께 타파스 가게를 3군데 정도 들렸다.
몇몇 타파스집은 정말 입구에 유리잔이 깨져있거나 쓰레기가 유난히 많은 곳이 있었다.
그런 곳은 자리가 있더라도 대화가 힘들 정도로 시끄러웠다.
역시 스페인 남부 여행에서는 상그리아와 끌라라 인지라 이 두 가지만 번갈아 마셨다.
얘기를 해보니 오늘 전망대에 같이 갔던 분은 다음 날 저녁에 세비야에 간다 하고
나머지 두 분은 세비야를 이미 들렸다고 하는데 세비야가 정말 좋았다는 얘기를 했다.
바르셀로나에서도 몇몇 동행분들이 세비야가 너무 좋았다고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에 비해 평이 별로인 마드리드 일정을 줄이고
세비야도 갔다 와야 하나 고민이 들 정도였다..
알함브라 궁전은 한 분만 이미 갔다 오셨다 하고
나머지 3명은 내일 가는데
시간이 정해져 있는 나사리 궁전은 모두가 예약한 시간이 달라
내일 마주치기가 힘들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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