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벙커 야경, Belushi 축구펍, BO DE GRACIA, La flauta
바르셀로나 여행 두 번째 아침은 시차 적응 때문에 아주 늦잠을 잤다.
아마 정오가 다 되어 일어난 것 같다.
점심은 급하게 유랑 카페에서 동행을 구해 만나기로 했다.
오후 2시쯤에 Passeig de Gracia역 근처에서 만나
BO DE GRACIA라는 식당을 가기로 했다.
점심시간을 약간 지나고 가서 그런지
식당에는 두 팀 밖에 없었고 그중 한 팀은 한국에서 온 분들이었다.
들리는 대화 내용으로는 친구 사이인 세 커플의 중년 부부가 함께 여행하는 것 같았다.
점심 메뉴는 해산물 빠에야와 감바스 알 하이오를 시켰다.
맛은 약간 짭짭하고 괜찮았다.
점심을 같이한 동행분은 이날이 바르셀로나에서 마지막 날이고
다른 도시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짐가방을 가지고 왔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주변 거리를 잠시 돌아다녔다.
예전 삿포로 여행을 갔을 때는 거리 분위기가 우리나라랑 비슷해 큰 감흥은 없었는데
바르셀로나의 거리는 확실히 다르니까 거리만 돌아다녀도 낭만이 느껴졌다.
오후 4시쯤에는 그 유명한 벙커에서 야경을 보기 위해
미리 연락했던 동행분을 Diagonal역에서 만났다.
동행 팀이 몇 개 합쳐져서 그런지 5명이 되었고
22번 버스 종착지에서 모두 만나기로 했다.
나와 Diagonal역에서 만난 남자 동행분이 등산로 입구처럼 생긴 버스 종착지에 첫 번째로 도착했고
다른 분들이 오기 전에 잠시 10분 거리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려 작은 캔맥주를 샀다.
다시 입구 쪽으로 올라와 남자 한 분을 만나고
여자 두 분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고 해서 벙커 위에서 만나기로 했다.
정상에 올라오니 우리가 산 맥주랑 같은 맥주를 팔고 있는 아저씨가 있어 약간 허탈했지만
해지기 전의 바르셀로나 전경이 바르셀로나 여행 중 가장 감동적인 모습이었다.
바르셀로나 야경을 구경하며 동행들과 다음 일정이나 이전 일정을 얘기했는데
남자 한 분이 동행을 구해 다음 날 아침에 바르셀로나 근교 도시인 지로나에 간다고 했다.
나도 다음 날 아침 지로나에 같이 갈 동행을 구한지라
서로 연락했던 사람을 비교해 보니 같은 사람이었다.
저녁 7시까지 바르셀로나의 야경을 보고
다시 버스를 타고 다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처음에는 꿀 대구 요리 맛집으로 유명한 비니투스를 갔는데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동행 한 분이 다른 맛집을 알고 있다고 하여
La flauta라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메뉴는 꿀 대구, 맛조개, 새우 등 해산물 요리와 상그리아를 주문했고
대체로 맛은 달짝한 편이었다.
저녁을 먹고 남자 동행들끼리 전날에 못 간 축구 펍을 갔다.
카탈루냐 광장 근처에 있는 Belushi라는 곳이고
현지인도 많고 여행 온 사람도 많아 보였다.
특히 이날은 손흥민 선수가 출전하는 토트넘 경기가 있는 날이라 한국 분들이 많아 보였다.
우리는 전반전이 끝나자마자 도착했는데
후반전 경기가 시작되고 몇 분 뒤에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었다.
조금만 늦게 들어왔으면 손흥민 선수의 골을 못 볼 뻔한 것이다.
경기를 보는 중에 약간 낯이 있는 여자분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다음 날 지로나에 같이 가기로 했던 분이었다.
벙커에서 같이 갈 동행 한 명을 만난 것은 그다지 신기하지 않았는데
축구 펍에서 나머지 한 명도 만나니 바르셀로나가 은근히 좁게 느껴졌다.
경기가 끝나고 지로나에 같이 갈 3명끼리 인사를 하고
숙소에 돌아가 이날의 일정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