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 다들 항공권 검색 어떻게 시작하시나요? 십중팔구 '인천 출발, 목적지 왕복'으로 검색을 누르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한 도시에만 길게 머물며 푹 쉬다 올 거라면 왕복 항공권으로도 충분하죠. 하지만 큰맘 먹고 떠나는 장거리 해외여행인데, 한 곳만 보고 오긴 너무 아쉽잖아요? 예를 들어 런던으로 들어가서 파리를 거쳐 로마에서 일정을 마무리한다고 해볼게요. 그런데 귀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굳이 로마에서 다시 런던으로 돌아가는 일정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정말 많습니다.
이런 불상사는 "무조건 왕복으로 끊어야 제일 싸다"는 강력한 고정관념에서 비롯됩니다. 하지만 여러 도시를 여행할 때는 훨씬 더 저렴하고 똑똑한 예약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다구간 항공권'을 활용하는 건데요. 오늘은 제가 직접 겪어보며 터득한 다구간 항공권으로 평범한 왕복 티켓보다 훨씬 저렴하게 여행을 세팅하는 꿀팁을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릴게요.
다구간 항공권(오픈조)이란 정확히 뭘까?
다구간 항공권은 하나의 출발지와 목적지를 단순하게 왕복하는 것이 아니라, 비행마다 서로 다른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해 한 번에 묶어서 예약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단순하게 '인천발~런던착'과 '로마발~인천착' 두 번의 비행을 조합할 수도 있고, '인천~런던', '런던~파리', '로마~인천'처럼 세 번의 비행을 하나의 항공권으로 묶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항공사나 스카이스캐너 같은 예약 사이트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조금씩 다르지만, 아래 용어들이 보인다면 전부 '다구간 항공권'을 뜻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 다구간 (Multi-city)
- 다목적지 항공권 (Multi-destination)
- 오픈조 (Open-jaw)
다구간 항공권을 활용해야 하는 3가지 결정적 이유
그렇다면 이 다구간 항공권을 썼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1. 첫 도시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 (시간과 교통비 세이브)
가장 직관적이고 훌륭한 장점은 귀국을 위해 굳이 여행을 시작했던 첫 도시로 되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저도 이탈리아를 다녀올 때 로마로 들어가서 밀라노에서 아웃하는 일정을 짰었거든요. 만약 귀국을 위해 다시 밀라노에서 로마로 기차를 타고 내려가야 했다면 어땠을까요? 이탈리아 기차 특유의 그 악명 높은 연착을 견디며 스트레스를 받고, 비싼 교통비와 아까운 여행의 하루를 통째로 길바닥에 날렸을 겁니다. 다구간 항공권은 이런 불필요한 동선을 깔끔하게 없애줍니다.
2. 공항별 '세금' 차이를 이용해 전체 예산을 확 낮춘다
항공권에는 순수 운임 외에도 공항 시설 사용료, 각종 세금, 유류할증료 같은 부대비용이 포함됩니다. 그런데 유럽의 공항들은 이 세금 차이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이런 세금의 대부분이 '입국(인)'할 때가 아니라 '출국(아웃)'할 때 무겁게 매겨진다는 사실입니다.
즉, 애초에 세금이 비싼 공항으로 들어가고 세금이 저렴한 공항에서 빠져나오는 루트를 짜면 왕복 티켓을 사는 것보다 전체 비용을 드라마틱하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아웃(Out) 도시로 피해야 할 곳과 추천할 곳을 정리해 드릴게요.
- 출국 세금이 비싸서 피해야 할 공항 (Worst 5)
- 영국 런던: 전 세계적으로 공항세가 높기로 악명 높습니다. 영국의 항공여객의무세(APD)는 거리가 멀고 좌석 등급이 높을수록 세금이 껑충 뜁니다. 런던에서 한국으로 아웃하면 다른 도시보다 몇만 원에서 십몇만 원까지 더 비싸집니다.
- 프랑스 파리: 공항 이용료 자체가 비싼 편인데, 복지와 환경 목적의 '연대세'까지 티켓에 얹어지기 때문에 런던 못지않게 비쌉니다.
- 독일 프랑크푸르트/뮌헨: 환경 보호 명목으로 항공 교통세를 징수하고 있어 장거리 아웃 시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최근 친환경 정책으로 비행기 세금을 대폭 인상했습니다.
- 스위스 취리히: 스위스 특유의 살인적인 물가가 공항 시설 이용료에 그대로 반영되어 기본값이 매우 높습니다.

- 출국 세금이 저렴해서 무조건 추천하는 공항 (Best 5)
- 스페인 마드리드/바르셀로나: 서유럽에서 세금이 가장 착한 곳입니다. 영국이나 프랑스로 들어가서 스페인으로 아웃하는 일정은 여행 고수들 사이에서 진리로 통하죠.
- 이탈리아 로마/밀라노: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출국 세금 부담이 가볍습니다. 대륙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훑고 내려오는 동선에 완벽합니다.
- 포르투갈 리스본: 서유럽 끝자락에 있어 동선 짜기도 좋고, 인근 국가들보다 출국세가 매우 저렴해 최근 가성비 최고의 아웃 도시로 급부상했습니다.
- 체코 프라하 / 헝가리 부다페스트: 동유럽과 중부 유럽 국가들은 전반적으로 항공 관련 세금이 저렴하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 튀르키예 이스탄불: 지리적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 있어, 유럽 일주를 마치고 빠져나오는 출입구로 활용하기에 가성비가 훌륭합니다.

3. 중간 이동 구간까지 묶으면 수하물 혜택이 따라온다
다구간은 두 번의 비행뿐만 아니라 세 번 이상의 비행도 하나로 묶을 수 있습니다. 물론 런던에서 파리를 갈 때는 다구간으로 묶는 것보다 저가항공(LCC)이나 유로스타를 별도로 끊는 게 쌀 수도 있으니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긴 합니다.
하지만 미국처럼 땅덩어리가 넓어서 무조건 비행기로 이동해야 하는 국가에서는 다구간의 위력이 폭발합니다. 작년 뉴욕에 갔을 때 뼈저리게 느꼈지만, 미국은 국내선을 탈 때 위탁 수하물이 유료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인천~뉴욕', '뉴욕~시카고', '시카고~인천'을 하나의 다구간 항공권으로 묶어서 발권하면, 중간에 타는 미국 국내선에도 '장거리 국제선의 넉넉한 무료 수하물 규정'이 혜택처럼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탁 수하물 비용만 방어해도 맛있는 스테이크 한 끼 값이 나옵니다.

예약 시 절대 실패하지 않는 2가지 꿀팁
다구간 항공권을 검색하고 결제할 때 이 두 가지만은 꼭 기억하세요.
- 동일한 항공사나 같은 얼라이언스(항공 동맹)로 묶여 있는지 확인하기: 다구간은 여러 비행을 '하나의 항공권'으로 발권할 때 저렴해집니다. 스카이스캐너에서 다구간으로 검색했는데, 결제 단계에서 각각 다른 여행사 사이트로 튕겨 나가서 따로따로 결제하라고 한다면 창을 닫으세요. 그건 할인이 적용된 다구간이 아니라, 그냥 비싼 편도 티켓을 두 장 사는 것에 불과합니다.
- 이동 수단의 '총비용'과 '시간'을 냉정하게 비교하기: 첫 도시와 마지막 도시 사이를 어떻게 이동할 것인지, 그사이의 LCC, 기차, 야간버스 요금과 내 체력을 갈아 넣는 이동 시간까지 전부 계산기에 넣어보세요. 단순 왕복+현지 교통편 조합과, 다구간+현지 교통편 조합 중 어느 쪽이 진짜 이득인지 따져보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정리]
유럽이나 미국처럼 여러 도시를 굵직하게 돌아볼 계획이라면, 무작정 왕복 항공권부터 검색하는 습관은 이제 내려놓으셔도 좋습니다. 다구간(오픈조) 기능을 적극 활용해 첫 도시로 되돌아가는 낭비적인 동선을 잘라내고, 아웃(Out) 도시의 공항세를 영리하게 피해 가세요. 예약 시 하나의 티켓으로 발권되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만 잊지 않는다면, 남들보다 훨씬 쾌적하고 스마트하게 여행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겁니다.
[FAQ]
Q1. 다구간 항공권은 무조건 왕복 항공권보다 저렴한가요?
A1. 100%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항공사의 특가 프로모션이나 성수기 여부에 따라 단순 왕복이 표면적으로는 더 쌀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귀국을 위해 첫 도시로 돌아가는 기차표 가격, LCC 수하물 추가 비용, 그리고 이동에 통째로 버려지는 '시간의 금전적 가치'까지 총비용으로 합산해 비교해 보면 결국 다구간이 압도적으로 이득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Q2. 스카이스캐너 같은 곳에서 다구간 검색은 어떻게 하나요?
A2. 아주 간단합니다. 항공권 검색 메인 화면 상단을 보시면 '왕복', '편도' 버튼 옆에 '다구간(Multi-city)'이라는 탭이 있습니다. 이걸 클릭한 뒤, 항공편1(예: 인천-런던), 항공편2(예: 로마-인천) 형식으로 원하시는 날짜와 도시를 순서대로 입력하고 검색을 누르시면 됩니다.
Q3. 유럽에서 아웃(Out)하기 가장 좋은 도시를 딱 한 곳만 추천한다면요?
A3. 여행 동선에 따라 정답이 달라지겠지만, 서유럽을 둘러보는 일반적인 루트라면 단연 '이탈리아 로마 또는 밀라노'를 추천합니다. (이베리아반도 쪽이라면 스페인 마드리드도 훌륭합니다). 출국세 자체가 매우 저렴할 뿐만 아니라, 한국으로 돌아오는 직항 및 경유 항공편 인프라가 굉장히 잘 되어 있어서 스케줄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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